live in/travel2017.03.20 18:11


언제부터인가 벽화마을이 유행이었고,전국 곳곳에 생겼다.식상할 수도 있겠지만,그럼에도 기대가 되었다.어찌되었건 벽화마을을 방문하는 건 처음이었던 것이다.


자갈치 시장 근처에 숙소를 정했다.부산역과 가깝고 근처에 유명한 곳이 많다는 것이 이유였다.시장이나 먹을 거리도 풍족할 거라는 기대감과 함께,수산물 시장 특유의 활기참과 함께,거리를 누볐다.거리에는 아즈매들의 걸걸한 사투리가 가득했다.생계를 위해 전투를 치르듯 살다보니 목소리에 강인함이 묻어나왔을 것이다.도중에 갓 잡아온 듯한 해산물-그러니까 멍게-을 즉석에서 해체하며 팔고 있었는데,딱 봐도 싱싱해 보여 결국 만원어치를 구입했다.다소 비릿함과 비위생적인 곳에서 이뤄진 거래였지만,여행자에게는 그마저도 여행의 일부라 생각했다.간단히 돼지국밥으로 요깃거리를 한 후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감천문화마을로 향했다.


부산에는 유독 산등성이에 집이 많았는데,나는 그게 부산의 전통 중 하나인 줄 알았다.심지어 해운대 해변에서도 볼 수 있었다.물론 그것은 철부지의 짧은 생각이었다.부산에 그런 집들이 많은 것은 6.25전쟁 때 피난민들이 거처한 곳이었다.수 많은 사람들이 몰렸던 그 때 좁은 땅덩이를 활용하려면 어쩔 수 없이 산등성이를 활용해야 했을 것이다.감천문화마을도 이와 같은 사연이 있는 동네였다.



감천문화마을에 가기 위해 마을버스를 탔다.소형버스에는 주민으로 보이는 아이들과 나같은 관광객이 한데 어우러졌다.하교 길인 듯,아이들은 책가방을 메고 씩씩하게 버스운전사 아저씨에게 인사를 하며 내렸다.아이들이 하나 둘 씩 버스에서 내려가고 있을 때,감천문화마을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꼈다.그도 그럴 것이 고도가 높아지며,산등성이를 넘어가면서,오른편으로 알록달록한 집들이 보였기 때문이다.여행자들의 눈은 모두 그곳으로 향했고,마을 뿐만 아니라 탁트인 전경에 눈을 떼지 못했다.이윽고 버스는 고갯마루에 있는 종점에 도착했다.삼삼오오 모여있는 외국인들을 보며,감천문화마을에 도착했음을 실감했다.


한 눈에 봐도 정면에 베이지색 건물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뷰포인트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 몫이 좋은 곳에는 카페가 있었고,나중을 기약하며,감천문화마을 입구로 들어갔다.평일이라 그런지 한국인 보다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보였다.국적도 다양해서,꽤 국제적인 관광지로 알려졌나 싶었다.언덕배기 중간 중간에 벚꽃들이 피어 분위기가 더욱 고조되었다.


입구를 따라 들어가다 보니 여러 갈래의 길이 나왔다.어느 쪽으로 가도 상관없을 듯 싶었다.낡고 허름한 시멘트 집 사이로,좁다란 골목길을 따라갔다.아직도 이 곳에는 사람이 살고 있으며,간간히 인기척이 느껴졌다.가난한 사람들이기에 사람들의 소란스러움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이렇게 무심하게 그들의 터전을 지나갔다.





골목길은 미로와 같았다.빽빽하게 지어진 집 들 사이로 좁다란 길이 사이사이로 이어져 있었기 때문이다.이게 길인가 싶은 곳도 있었는데,그냥 담벼락을 걷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갔던 길을 또 마주치기도 했고,입구에서 보았던 외국인들을 다시 마주치기도 하며,아무생각없이 길을 돌아다녔다.그저 이렇게 길만 돌아다니면 아쉬울 것 같았는데,중간 중간에 사람이 떠난 집을 이용해 '어둠의 집'이라던지 '빛의 집' 등 무언가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스탬프 투어를 하면,이런 공간들을 찾아다니며,스탬프를 찍을 수 있고,기념엽서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확실히 초보 여행자에게는 스탬프 투어를 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았다.스탬프를 찍는 곳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었다.전망이 좋다던가,감천문화마을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던가,특별한 랜드마크를 볼 수 있다던가,그들이 짜 놓은 루트를 따라 여행한다면 모두 만나볼 수 있는 곳들이다.아쉽게도 나는 어린왕자나 타일로 만든 물고기 벽화,하늘마루 등 유명한 곳들을 그냥 지나쳤다.상당히 아쉬운 일이다.


그럼에도 감천문화마을은 특별한 곳이었다.일단 풍경이 아름다웠다.골목사이를 누비는 것도 뭔가 낭만스러운데,알록달록한 집들을 바라보는 것도,혹은 양쪽 사이드 그러니까 반대편을 바라볼 때의 풍경이 인상깊었다.경사진 언덕에 알록달록한 집들이 빼곡하게 자리한 모습은 골목사이를 걸어갈 때와는 달랐다.시간이 흘러 노을 빛이 마을을 비추는 풍경도 예뻤다.그리고 저 멀리 부산바다가 보이며,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냈다.



마을을 내려오면서,빵가게에 들렀다.아직 4월임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고 있던 주인장은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이었다.다행히도 그는 주문 프로세스를 잘 갖추어 놓았고,어렵지 않게 주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그는 이 일이 마지막이듯 성심성의껏 빵을 굽고 있었는데,그 공손한 태도가 기억에 남았다.그는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이었지만,감사한 태도로 빵을 굽고,손님을 맞이했던 것이다.


마을 초입에 있던 전망이 좋은 까페에 들러 풍경을 감상하며,방금 구입한 빵을 먹었다.덕분에 밤기차를 타고,아침부터 분주히 움직이면서,노곤했던 나는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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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yucks
live in2017.02.27 21:43


나는 좋은 습관이 별로 없다.체력적으로 강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습관을 가지기 이전에 지치고 만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나는 십수년간 거의 같은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중간에 약간의 체중 증가가 있었지만,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놀랍게도 최근에 습관 하나가 생겼다.그것은 바로 청소하는 습관이다.몇 번 깨끗하게 치우고 나니 다시 어지럽혀지는 것이 싫어서,혹은 습관적으로 (이게 놀랍다)그러니까 반사적으로 청소를 한다.


꽤나 좋은 습관이 생겨서 놀랍고 좋다.운동하는 습관도 가지고 싶었는데,꾸준히 하지 못해 패스.아침에 일어나면,커피를 마시고,청소를 하고,간단한 맨몸운동들(스쿼트,플랭크,푸쉬업)을 할 계획이었는데,잘 되지 않았다.결국 다시 시작하고,또 다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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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yucks
TAG 습관, 일상
live in/travel2017.02.13 06:00


해운대는 처음이었다.늘 TV로만 보던 풍경을 눈 앞에서 본다니 설레임이 밀려왔다.적잖게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나 보다.그도 그럴 것이 애초에 여행계획을 세우면서,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 해운대였다.다행히도 용궁사와 자갈치 시장 중간 즈음에 위치한 해운대는 거쳐가기에 좋았다.나에게는 다소 신비감에 휩싸인 곳,가는 중간에 마치 시내 중심가라고 해도 될 법한 유흥가를 지나면서 기분이 더욱더 고조되었다.바다를 보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이윽고 해변이 보였다.반달모양의 백사장과 그 끝에 높다란 빌딩들도 보였다.화면이나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아름다운 풍경이었다.바다와 도시가 절묘하게 공존했다.사람들은 백사장을 거닐며 정취를 만끽했고,나는 해안가 근처에 있는 둘레길을 걷기로 했다.압도적인 풍경에 계속해서 이곳 저곳 눈 길이 갔다.나의 집에서 불과 20여분이면,바다가 있고 볼 수 있지만,서해가 다르고,남해가 다르다.또 동해를 바라 볼 때의 감흥이 분명 다르다.해운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시원한 청량감과 더불어 아늑함을 주었다.이 두가지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곳은 흔치 않을 것이다.반달 모양의 백사장 뒤로 빼곡히 빌딩들이 둘러 쌓여 그런 분위기를 연출했던 것 같다.해안가 끝에 동백섬까지 걸어갔다.호텔을 끼고 많은 외국인들이 보였다.




동백섬은 생각보다 많이 달랐다.빼곡한 나무 사이로 울창한 숲이 자리했고,마치 해운대와 시간과 공간이 분리된 느낌을 받았다.분명 저너머의 풍경과 달랐다.바다와 바위들 사이로,짠내가 나기 시작했고,철썩거리는 소리에 진짜 바다에 왔음을 실감했다.그저 바라만 보던 바다와는 달랐다.작으마한 섬이지만,둘러보는 데는 1시간이 걸린다는 말을 듣고,근처 전망대까지만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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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yucks